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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좌절한 청춘들에게
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이 폭등하는 집값을 보며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아마 선대인같은 멍청이들이 10년째 안 맞는 전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도 계속해서 그들의 유투부에 좋아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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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이 폭등하는 집값을 보며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아마 선대인 같은 멍청이들이 10년째 안 맞는 전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도 계속해서 그들의 유튜브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대중들이 그들의 전망이 아닌 희망을 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들에게 팔 희망이 없다 애초에 그런 것으로 먹고사는 직업도 아니고. 내 전망대로라면 부동산은 경제가 침체해도 금융위기만 오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고 빈부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거기에 갖아 좌절하는 사람은 바로 2030대일 것이다. 잡도 없고 집도 없는 세대. 하지만 잡은 몰라도 집은 확실하게 살 수 있는 날이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대책 없는 낙관론을 펴는 것이 아니다. 정책 사이클은 반드시 반복될 것이고 실제로 과거에 그랬으니까.
위의 그래프는 앞서 글에서 인용한 서울시의 집값을 가처분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우리의 통념과는 반대로 월급쟁이가 자신의 봉급으로 집을 마련하는 일은 80년대가 더욱 힘들었다. 그 당시엔 은행 대출도 없었고 인터넷에서 매물을 찾아볼 수도, 실거래가를 보여주는 사이트도 없었다. 복덕방에서 얼마에 거래가 되었다고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믿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강남 대부분의 지역에도 지하철 노선이 뚫리지 않아 도심으로 진입하는데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집값은 (소득 대비) 현재보다 거의 두 배 이상 비쌌다.
서울시 집값이 미친 듯이 폭등했던 것은 철저하게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에는 서울시 거주가구의 1/3이 집이 없이 남의 집에 얹혀사는 구조였기에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드라마가 유행하고, 다가구 주택이라는 괴상한 형태의 주거형태가 현재까지도 흔하게 눈에 띌 만큼 서울시 공급 부족은 심각했다. 그와 같은 주택난은 노태우 정부가 공격적으로 신도시를 짓고 고층 아파트를 공급하며 크게 해소된다. IMF가 터지기 전까지 주택의 실질 가격과 가처분소득 대비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부동산은 약 10년가량 침체기에 들어선다.
비슷한 현상이 2000년대 말에도 반복되는데 당시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된데 비해 서울의 거주환경은 여전히 낙후된 7080년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양질의" 주택이 크게 모자라게 된다. 80년대의 주거난이 수량적 부족 때문이었다면 현재와 2000년대 초의 주거난은 질적 부족에 가깝다. 이는 이명박이 여러 뉴타운을 개발하고 한강변을 따라 약 5만 세대의 재건축을 허용하면서 잠시 완화된다.
현재의 공급 부족은 필연적으로 정책노선의 수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국토부나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모두 현재의 공급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정치인들도 안다. 다만 자신들을 찍어줄 유권자들이 모르니 자신들도 유권자들의 장단에 맞춰 모르는 척하는 것일 뿐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과거를 종종 잊지만 학습의 동물이기도 해서 실질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나면 유권자들은 공급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그때가 오면 재건축/재개발의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공급이 늘어나고 주택시장은 다시 한번 침체할 것이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이.
따라서 현재 주택마련에 실패했다고 해도 너무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말자. 우리 청춘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자원은 바로 시간이다. 자본과 경험이 많은 6070대 자산가들은 미래가 없다. 내일을 예측할 수 있어도 미래를 살 수가 없다. 내 주변의 한 70대 자산가는 자신이 20년만 더 살 수 있다면 투자할 것이 너무 많은데 언제 죽어서 상속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청춘들에게는 그 시간이 있다. 버스는 떠났을지 몰라도 역사는 반복되고 다음 버스도 반드시 올 것이다. 그다음 버스에 올라탈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된다. 당신이 만약 40세를 넘지 않았다면 다음 버스도 너끈히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으로 무장한 채 희희낙락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내 주변에서 부동산 비관론이 팽배했던 때에 집을 산 부류는 참여정부에서 부동산이 폭등할 때 가장 괴로워했던 친구들이었다. 괴로움의 크기가 컸을수록 더 공격적으로 투자했고 부동산 하락 사이클이 길어질 때에도 더 오래 버텼다. 원하는 지역의 지도를 펴고 대출제도를 살펴보고 임장도 해보고 그리고 과거의 데이터를 반추하라. 언젠가 다시 당신의 가처분소득이 그 지역을 쫓아 올라오는 날이 올 것이다.
불편하다고 해서 눈을 감아버리고 도피하는 것, 그것 하나만 피하면 된다.
버스는 반드시 다시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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